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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런 책

첫 직장의 아련한 추억 <믿음에 대하여> (박상영 연작소설)

by 북몽키 2022. 10. 14.

박상영 작가의 연작소설 《믿음에 대하여》는 《대도시의 사랑법》《1차원이 되고 싶어》에 이은 '사랑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이전 책들을 워낙 재미있게 읽은 터라 《믿음에 대하여》는 고민 없이 집어들었다. 물론 앞의 책들을 읽지 않았더라도 아무 문제 없다. 그저 박상영 작가 특유의 감각에 빠져 충분히 즐길 수 있을 테니까.

총 네 편의 중단편은, 각 작품의 등장인물들이 서로 만나고 연결되는 연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남준, 고찬호, 유한영, 황은채, 임철우 등은 대체로 30대인 공통점을 가진다. 첫 직장 입사 동기이거나 회사 동료, 또는 애인이자 친구라는 관계 속에서 만나고 헤어지고 서로 속을 터놓기도 한다.

나는 특히 이들의 일과 사랑에 관한 현실적인 묘사와 사건들에 크게 공감하면서 읽었다. 사회생활의 쓴맛, '요즘 애들'이라는 명명이 주는 아이러니, 너무 다른 성향끼리의 연애와 사랑의 어떤 면, 일상이 무너져버린 팬데믹 상황에서 느낀 고립과 외로움 등이 박상영 작가만의 호흡으로 그려져 좋았다.

씁쓸하고 아련한, 서늘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이 이야기들. 올 가을 첫 사회생활의 추억을 떠올리고 싶은 분들께 조심스레 권해 본다.

 

"나는 내 눈물의 방향을 정할 수 없어 가끔은 화가 났고 대개는 고독했다." - 본문 중에서

 

믿음에 대하여

책 소개

“어떤 종류의 이해는 실패하고 나서야 비로소,
삶의 자세로 남기도 한다. 내게는 그 시절이 그랬다.”

2022 부커상 인터내셔널 노미네이트 작가
박상영이 그리는 우리 세대의 서늘한 초상

『대도시의 사랑법』 『1차원이 되고 싶어』를 잇는 ‘사랑 3부작’의 마지막 작품『믿음에 대하여』. 2022년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손꼽히는 부커상의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로 선정되어 화제를 불러일으킨 소설가 박상영의 신작 연작소설 『믿음에 대하여』가 출간되었다. 전작 『대도시의 사랑법』이 끊임없이 실패하면서도 사랑에 몸을 던지는 이십대의 뜨거운 나날을, 『1차원이 되고 싶어』가 가슴 저릿한 첫사랑의 동요와 말 못 할 비밀로 인한 상처를 회복해나가는 십대 시절을 그렸다면, 『믿음에 대하여』는 어느새 사회 초년생이 된 이들이 직장에서 분투하는 눈물겨운 모습을, 그리고 삶의 동반자와 안정적인 관계 지속을 꿈꾸는 삼십대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스스로를 거두어야 하는, 일과 사랑을 모두 손에 쥐고 싶지만 그중 하나도 제대로 이루기 어려운 삼십대의 고충을 특유의 생생한 입담으로 전하는 이번 작품은 박상영 ‘사랑 3부작’의 최종장이자 새로운 페이즈를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네 편의 중단편을 엮은 이번 책의 이채로운 특징은 각 작품이 시작되는 페이지에 주인공의 이름이 붙어 있다는 점이다. 「요즘 애들」의 김남준, 「보름 이후의 사랑」의 고찬호, 「우리가 되는 순간」의 유한영과 황은채, 그리고 「믿음에 대하여」의 임철우가 그들이다. 유한영의 애인인 임철우를 제외하면 등장인물들은 삼십대 동갑내기인데, 대학과 전공은 물론 사회생활을 시작한 나이도 성격도 집안 배경도 모두 다르다. 첫 직장의 입사 동기(김남준-황은채), 회사에서 가장 친한 친구(고찬호-유한영), 직장 상하관계이지만 속을 터놓고 지내는 사이(유한영-황은채), 혹은 애인이자 파트너(고찬호-김남준, 유한영-임철우)인 이들은 네 편의 작품에서 직간접적으로 연결된다. 이렇게 이들은 주인공이었다가 조연으로 재등장하며 의외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하고 새로운 사건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며 그야말로 연작소설만의 읽는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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