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은 이런 책

정신과 상담 12주의 기록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by 북몽키 2022. 10. 5.

제목이 재밌어서 읽고 싶었다가, 책장을 펴보니 기대했던 내용이 아니라 닫았다가, 왠지 또 궁금해져서 다시 읽게 된 책. 

우울증을 앓고 있는 저자가 정신과 상담을 받은 상담기와 자신의 생각을 담담하게  기록한 것이다. 상담 내용이 글의 대부분을 차지해서 에세이로서 다른 기대를 했다면 실망할 수 있고, 정신과 상담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면 읽어볼 만하다. 정신과 상담이 궁금한 분들께 강추.

나: 어떤 것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선생님: 지금부터 찾아봐야죠. 작은 것부터요.
나: 그리고 SNS에 가식적인 삶을 올리게돼요. 행복한 척하는 것은 아닌데, 책이나 풍경, 글 같은 취향을 드러내면서 특별해 보이고 싶어 하는 거죠. '나 알고 보면 이렇게 깊이 있고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은 것처럼요. 그리고 제 기준대로 사람을 판단하고 평가해요. 제가 뭐라고 감히 사람을 평가할까요. 너무 상해요.
선생님: 말씀하시는 걸 들으면 마치 로봇이 되고 싶은 사람 같아요. 어떤 절대적인 기준의 사람이 되고 싶은 것처럼요.
나: 맞아요. 불가능한데.
선생님. 이번 주에는 오늘 드릴 검사지(500가지 문항의 인성검사 및 증상, 행동평가 척도 검사)를 작성하고, 어떤 일탈을 해야 할지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나: 그러게요.

정신과 상담이라는 것은 혼자서는 하기 어려운, 자신의 마음 상태를 돌아보는 일을 전문가가 함께 해주는 과정인 것 같다. 그래서 자기 객관화를 잘 하는 편이거나 자신의 마음 상태를 평소에 많이 생각하고 어느 정도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그리 깊지 않은 정신과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상담이 크게 효과나 의미가 없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 네이버 도서

네이버 도서 상세정보를 제공합니다.

search.shopping.naver.com

의심 없이 편안하게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한 사람의 이야기

10년 넘게 기분부전장애(가벼운 우울 증상이 지속되는 상태)와 불안장애를 겪으며 정신과를 전전했던 저자와 정신과 전문의와의 12주간의 대화를 엮은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지독히 우울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애매한 기분에 시달렸고, 이러한 감정들이 한 번에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서 괴로웠던 저자는 2017년 잘 맞는 병원을 찾아 약물치료와 상담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치료 기록을 담고 있다. 사적인 이야기가 가득하지만 어두운 감정만 풀어내기보다는 구체적인 상황을 통해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건강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겉보기에는 멀쩡하지만 속은 곪아 있는 사람들, 불안 속에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제까지 간과하고 있었지만 본인으로부터 나오고 있을지 모를 또 다른 소리에 귀 기울여보게 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