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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런 책

나도 고전 좀 읽어볼까?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by 북몽키 2022. 10. 5.

사서삼경 하나하나가 오늘과 어우러져 실시간으로 다가오던 날, '나도 과연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그간 쓴 글, 풀어놓은 수업이 부끄러워 어깨가 쑥 들어갔습니다. 여러 일로 한참 메마르고 서걱일 때라 더 그랬습니다. 그러다 눈에 번쩍 뜨이는 부분이 보여 바로 저장! "나이가 든다는 건 내 뜻대로 되는 일보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을 훨씬 많이 경험하게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나이 들수록 시도하고자 하는 의욕이 줄어드는 것은 살면서 겪은 여러 실패와 그로 인한 상처 때문에 이제는 버티는 것조차 지쳤기 때문은 아닐까. 자신의 부족함을 탓하든 외부 환경을 탓하든 자꾸 뭔가를 탓하며 주저앉아버린 결과일지 모른다."(262~263쪽)

저 유명한 맹자의 말씀, 하늘이 어떤 사람을 크게 쓰려 할 때는 먼저 어려움을 주고 하는 일마다 안 되게 하여 마음을 분발시키고 참을성을 기르게 한다는 글에 붙은 해설. 계속 읽었습니다. "맹자는 주저앉지 말라고, 견디고 버티며 너의 장점과 재능이 찬란하게 발휘될 수 있도록 모든 시련의 시간 속에서도 너의 단점까지 장점으로 빚어내라고 말한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면 '통섭'의 묘미라 할 수 있겠다. 재능이라는 우물은 잘하는 것만 해서는 곧 고갈돼 버린다. 다른 분야도 폭넓게 알아야, 내 재능으로 사회와 소통할 수 있을 만큼 성품이 단련되어 있어야 내 재능이 마침내 빛날 수 있다."(263쪽)


그때부터 조금 푸근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습니다. 글 쓰는 건 여전히 어렵지만, 좋아하는 옛글을 따스하고 새롭게(그러면서도 재밌게!) 풀어낸 이야기가 저의 오늘과 맞닿으니 또다른 봄길이 되었습니다. 마음에 남은 글이 너무 많아 다 옮기지 못하고 조금만 올립니다. 저는 이 글이 가장 좋았습니다. "우리에게는 더 많은 시간을 걸어본 이의 지혜가 반드시 필요하다. 세월의 지혜는 돈이 절대 채워줄 수 없는 영역이다. 인생은 젊음과 힘을 대가로 받아 세월의 이력이라는 지혜를 건네주기 때문이다. 많이 배웠든 적게 배웠든 70~80년이라는 시간을 실아왔다는 것만으로 깨닫게 되는 거대한 지혜가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길을 걸어가는 세대들에게는 반드시 그 지혜가 필요하다."(303~304쪽)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새것은 모두 시간과 함께 옛것이 된다. (중략) 세월을 털어내고 성인이란 이름을 내려놓는 것이 합리적으로 접근하는 첫 단계가 될 것이다. 이렇게 온고가 시작되면 내가 사는 시대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어제의 고민을 오늘을 위한 지혜로 변용시켜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유연성이다. 온고를 지신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8~9쪽

선생님은 뭔가를 배울 때 처음에 잘 알아듣지 못하는 나의 특성만 보신 게 아니라, 천천히 더디게 가는 대신 쉽게 지겨워하지 않는 진중함과 시키는 대로 꾸준히 끝까지 해내는 끈기를 알아봐주셨다. 물론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까지의 시간은 생각보다 길었고 그래서 여러 번 슬럼프가 있었지만, 이 1년의 기억은 이후로도 내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되어주었다. 나도 모르는 나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이끌어주는 스승을 만난 행운이, 내게는 참 특별하고 귀한 선물이다. 108~109쪽

세상은 반드시 전문가를 필요로 한다. 어느 분야에서 무슨 일을 하든, 자신이 가진 기술과 지식을 선한 마음으로 정확하고 올바르게 써서 세상에 도움이 되는 전문가 말이다. 이런 사람들이 있어서 세상이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내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름다움과 정직하게 쌓은 탄탄한 실력을 우리는 매력이라고 부른다. 156쪽

인생에는 늘 바람이 분다. (중략)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오늘 하루 어떤 자세로 살 것인가 하는 것뿐이다. 운이야 때로는 좋고 때로는 나쁘겠지만, 내가 원해서 내 안에 차곡차곡 쌓아둔 실력은 어디로도 가지 않는다. 280쪽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 네이버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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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고 외로울 때, 이천 년의 지혜를 펼칩니다.” 
나를 지키고 싶어서,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읽고 쓰고 고민한 시간의 기록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나도 고전 좀 읽어볼까?’ 생각한 적이 있을 것이다. 명함이 더 이상 나를 지켜주지 못한다고 느낄 때, 지치고 힘들 때,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을 때, 아무도 나를 이해해주지 않는다고 여길 때, 그래서 믿을만한 무언가에 마음을 기대고 싶을 때 이런 바람은 더욱 커지게 마련이다. 혼란하고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고전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번역연구원 번역위원인 임자헌 저자 역시 지치고 힘들 때마다 스스로 고전을 찾게 되었음을 고백한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미술 잡지 기자로 일한 저자는 어릴 때부터 한문을 잘 알았거나 한문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우연히 접한 한학의 매력에 빠져 20대 후반에 공부를 시작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때로는 억지로 한문을 읽기도 했지만, 인생의 굽이굽이마다 고전에서 위안을 얻는 자신을 발견했다. 또한 한문과 고전을 공부하고 번역하면서 주변 사람들과 자신이 속해 있는 사회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 자연스레 커졌다. 여전히 먹고살기 바쁘고 때로는 사는 게 고단하지만, 고전을 공부하면서 자연스레 나를 둘러싼 주변을 자주, 넓게 살피게 된 것이다. 고전이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세상이 부조리하고 부당하다고 느낄 때, 누구하나 명쾌한 답을 주지 못할 때, 저자는 동양의 옛 성인들을 찾았고 나름의 위안과 해답을 얻었다고 밝힌다.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는 저자의 이러한 경험과 자신만의 해석을 담아 펴낸 책으로 논어, 공자, 맹자, 순자 등 여러 동양 철학자들의 사상과 고전 문헌을 종횡무진하며 지금 우리 실생활에 접목해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삶의 이슈들을 짚어낸다. 고전, 특히 동양고전은 어렵고 고리타분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게 만드는 위트는 덤이다. 지금 시대와 내 상황에 맞는, 쉽고 즐거운 고전 읽기를 제안하고 싶다는 임자헌 저자만의 통찰력 있는 메시지를《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에서 만나보자. 

사실 나에게 한문은 전혀 관심 있던 분야가 아니었다. 대학원 입시 때문에 우연히《논어》와《맹자》를 읽게 됐는데, 그때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버리기엔 아까운, 좋은 내용이 너무 많았다. 한동안 고전에 빠져 지내다 보니 급기야 한문 자체가 아니라 한문이 담고 있는 내용이 드러나는 글을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그러나 하늘 아래 똑같은 것도 없다. 고전이 고리타분한 것은 고전이기 때문이 아니라 지금 나에게 유연성이 부족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지금, 당신에게 지혜가 필요하다면 고전에 흠뻑 젖어보는 건 어떨까? _프롤로그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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